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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 깎던 노인 패러디) 축포 바르던 나오
[골렘]울랄라  2007-11-18 08:17:00, 조회 : 5,232, 추천 : 84

벌써 3년 전이다. 내가 초보 시절 키아 던전 보스룸에서 골렘과 더블케이오 되어 행동불능이 돼었던 때다.

모든 장비에 축포가 다 풀려버렸을 때 나오 부활이 1회 남아 있었다. 나오에게 부활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오는 느닷없이 선물을 요구했다. 잔소리 말고 빨리 부활이나 좀 해 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축포는 땅파서 나오는 줄 아시오? 싫거든 마지막 여신상에서 부활하시오."

대단히 무뚝뚝한 여인네였다. 더 따지지도 못하고 부활이나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잠자코 내 장비들에 축포를 바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바르는 것 같더니, 이웨카가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이내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바르고 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살리기나 하라고 해도 못 들은 척이다.

팔라딘 변신 시간이 바쁘니 빨리 살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이다.

사실 던바튼 가는 문게이트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다.

"더 바르지 아니해도 좋으니 그만 살리기나 해라."

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나도 기가 막혀서

"장비 주인이 좋다는데 무얼 더 바른다는 말이오. 아가씨 외고집이시구먼, 문게이트 시간이 없다니까."

나오는 퉁명스럽게,

"마지막 여신상 찍으슈. 나는 그냥 가겠소."

하고 내 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마지막 여신상 부활을 할 수도 없고 문게는 이미 닫힌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발라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축포란 제대로 발라야지 바르다가 놓으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바르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하게 캠파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 나오는 또 바르기 시작한다.

저러다가 내 장비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또, 얼마 후에 악세부터 무기까지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그제서야 부활을 시켜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장비들이다.

변신탐과 문게이트를 놓치고 던바까지 뛰어가야 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영업을 해 가지고 나오 서포트를 결재할 이유가 없다. 유저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선물만 요구한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아가씨다.'

생각할 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나오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텅빈 던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던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아가씨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눈매와 거대한 가슴 실루엣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워졌다.

나오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던바튼에 와서 무기 수리를 맡겼더니 네리스는 축포가 잘 발라졌다고 야단이다.

다른 유저들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유저들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네리스의 설명을 들어보면, 축포가 너무 얇으면, 행동불능이 돼었을 때 또 금방 풀려버리며,

한곳에 너무 두껍게 발라지면 수리할때 손이 미끄러지기 쉽다는 것이다.

요렇게 꼭 알맞게 잘 펴져 발려진 것은 좀체로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나오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천옷은 혹 내구가 떨어지면 최고급 옷감을 덧대어 수리를 하면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것을 시몬수리라고 한다.

염약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염약을 사면 보통것은 얼마, 지염은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리블지염은 세배 이상 비싸다.

리블이란 RGB컬러기준 #000000의 색상을 말한다.

눈으로 봐서는 리블이나 잡블랙이나 알 수 가 없다.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옛날 사람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였지만 축포를 바르는 순간만은 오직 견고하게 바르는 데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띠링띵~' 하는 효과음을 들었다.

이 장비들도 그런 심정에서 축질했을 것이다. 나는 나오에게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나오 서포트를 결재한담' 하던 말은

'그런 아가씨가 나같은 초보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에린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축질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 졌다.

나는 나오를 다시 불러내서 우유에 나무열매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음 키아던전 문게이트가 열리자마자 다시 키아던전을 찾았다.

이번에도 보스룸에서 골렘과 더블케이오되어 행동불능이 됐다.

하지만 그날 나오 부활을 다 써버려 만날 수 없었다.

나는 차가운 던전 바닥에 깃을 띄운채 멍하니 누워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골렘 시체가 사라져 가는 텅빈 던전을 바라보았다. 골렘이 떨군 골드가 반짝거렸다.

아, 그때 그 아가씨가 저 골드를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축포를 바르다가 힐끔힐끔 남의 골드를 바라보던 나오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접속했더니, 길원이 서러브레드를 타고 가는 것을 보았다.

전에 문게이트를 타고 마을 이동하는 것이 생각이 난다. 버스 구경한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버스 구하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티르에서 오신분 구해요'나 '반홀버스구해요 날개드립니다'같은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3년전 축포 바르던 나오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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